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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여자들이 핸드백 살 대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게 뭔지 알아?" "몰라."
내 대답에는 힘이 없었다. 나는 이미 정신적으로 녹다운 직전이었다.
"들고 다닐때 쪽팔리지 않아야 된다는 거야. 그게 첫번째야. 기능? 품질? 디자인? 그런 건 다음 문제야. 그렇다고 꼭 브랜드를 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야. 어쨌든 쓸 만한 백이 없으면 차라리 배낭을 메고 다니는 게 낫다는 거지. 남편 고르는 것도 똑같아. 백 사는 거랑 비슷한데, 이건 한번 잘못 고르면 갖다버릴 수도 없고 반품도 잘 안 되고. 그래서 여자들이 숙고에 숙고를 하는 거야. 요즘 여자애들이 눈은 얼마나 높아. 브래드 피트, 오다기리 조, 웬트워스 밀러 같은 꽃미남들이 수두룩하잖아. 이제 남자들도 글러벌 경쟁시대야. 어학연수 갔다가 외국 남자들하고 눈맞은 애들이 어디 한둘이야? 솔직히 말해서 한국 남자들은 국제경쟁력이 너무 떨어져. 요리를 잘하길 하나 매너가 좋기를 하나. 분위기도 딱딱 못 맞추면서 자존심은 세고. 심지어 자기들이 무지하게 잘난 줄 알잖아. 못 말리는 나르시시스트들. 이게 다 한국 엄마들이 오냐오냐 키워서 그래."
-- 퀴즈쇼, 김영하
퇴근길에 꾸준히 시청했던 그레이 아나토미는 잠시 미루고, Lucid Fall 에게 받은 퀴즈쇼를 읽기 시작하였는데 너무 웃기고 유쾌하다.
차근 차근 읽다 보니, 주인공은 나랑 나이가 같다. 그럼 우리의 얘기란 말인가. 작가님은 나보다 나이가 10년은 더 많을텐데. 아직도 녹슬지 않았네..
먼저 읽은 Lucid Fall 에 따르면 후반부에는 전반부만큼 유쾌하지는 않다고 했지만 잠시 그레이 아나토미를 제쳐두고 먼저 읽어야 겠다.
그러나 저러나 나는 이제 본격적으로 핸드백이 되어 가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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